제 목 | 한국수화언어법 시행 7년, 여전한 청능주의 폐해 속 농교육의 피폐한 현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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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3-11-28 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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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t7fN-58bO6k?si=wHdOV-cnZsc6V6ny | ||
2023.06.12.
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지혜원앵커입니다.
한국수화언어법 시행으로 한국수어가 한국어와 동등한 위상을 지닌 공용어로 인정받은 지 7년이 지났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3일 농아인의 날을 앞두고 보도된 세계일보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농인이 겪는 불편과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전한 청능주의로 농인 95%가 10살이 넘어서야 수어를 배우는 것입니다. 많은 농학생이 언어 능력 발달 집중기가 지난 후에야 수어를 습득할 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통합교육 속에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청능주의(Audism, 오디즘)은 음성언어 사용이 우월하다고 믿으며, 농인에게 청인처럼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것입니다. 수어 교육보다는 소리를 듣게 만드는 인공와우 수술 등을 통한 일반학교 적응에 더 집중하게 하는데요. 이는 농아동의 수어 교육 시기를 빼앗게 되어 의사소통 능력뿐만 아니라 문해력과 작문력 등의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청능주의의 폐해는 여러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지난 2020년 실시한 국립국어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인의 수어 교육 평균 연령은 15.6세입니다. 특히 10명 중 9명은 언어 능력 발달 집중기인 유아동기를 지나 수어를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20년 국립특수교육원이 실시한 특수교육 실태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청인 중심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농학생 3,004명 중 82%인 2,466명이 일반학교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또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농학생의 절반 가량(538명 중 272명)도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특수학교로 전학했는데요. 이는 부모들이 저학령기에 일반학교의 통합교육을 선호하다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비장애 아동과 공부하거나 생활하는 것이 어려움(22.8%), 자녀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27.6%) 등을 이유로 전학한 것이었습니다.
농학생들은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받고 있을까요?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학습권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전국에 운영되는 국·공·사립 특수학교는 192개교입니다. 이 중 농학교는 14개교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수도권(7개교)에 몰려 있고 광주, 대전, 경상도 등에는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또 농학생 2,961명 중 절반인 1,689명(57%)은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재학 중입니다. 농학생이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학교 일반학급에서 얼마나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도 농학생 맞춤형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농학교는 어떨까요? 수어를 쓰는 교사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수어 구사능력 여부에 따라 농교육의 질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각장애교사자격증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특수교육자격증 제도만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수어 구사력 등 농학생 교육에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인력도 농학교 근무가 가능한 것입니다.
농학교 학생 수의 감소로 지적장애 등 다른 유형의 장애 학생의 입학을 허용하면서 불거질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지적장애 학생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경우 농학생이 학습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농학생 맞춤형 교육은 어디에서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인데요.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어에 대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농인이 한국어와 한국수어를 모두 배울 수 있는 이중언어 접근 환경 등을 통해 온전한 학습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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